‘치매’라는 질환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주로 기억력, 언어,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상태를 말하죠. 그런데 ‘알츠하이머’도 많이 들어보시지 않으셨나요?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동일한 질환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정확히 하자면 알츠하이머는 치매라는 질환의 한 유형입니다.
치매 환자의 약 70~80% 이상이 알츠하이머 치매 또는 혈관성 치매 두 가지 유형에 해당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두 치매는 원인, 발병 양상, 검사 소견, 치료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치매의 대표적인 이 두 가지 유형의 차이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란?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 속에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는 퇴행성 신경 질환입니다. 수년에 걸쳐 서서히, 점진적으로 진행됩니다. 주로 65세 이후에 발병률이 증가하며 유전적인 요인도 작용한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그럼 대표적인 증상을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눠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알츠하이머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저하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물건을 두었던 장소를 금방 까먹고, 일상적인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노화로 인한 건망증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중기에는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하고, 감정과 성격 변화가 심해집니다. 옷 입기나 식사처럼 일상생활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말기에는 정상적인 대화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해지고 삼키는 기능도 저하되어 24시간 내내 보호자의 간병이 필요해지는 시기입니다.
혈관성 치매란?
혈관성 치매는 뇌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중풍)이 발생한 후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생기는 치매로, 혈관성 치매 환자들에게 대부분 발병 전에 뇌졸중을 앓은 병력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혈관 위험 요인도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주로 음주와 흡연을 더 많이 하는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의 혈액 순환 문제로 인해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발병이 갑작스럽게 시작되거나, 나빠졌다가 유지되기를 반복하는 양상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기억력 저하보다는 계획을 세우거나 순서를 정하는 실행 기능, 계산, 주의 집중 능력이 먼저 떨어집니다. 또한 전신 및 반신 마비, 보행 불안정,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동반되며 우울감 증가, 의욕 저하, 충동적인 행동 등 감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치매 진단 및 치료 접근 차이
[진단 방법]
- 신경심리검사 : MMSE-K(간이 정신 상태 검사), SNSB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인지 기능 저하의 양상을 비교하여 치매 종류를 파악합니다.
- 뇌 MRI : 알츠하이머는 해마(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의 위축을, 혈관성 치매는 다발성 뇌경색이나 백질의 손상(백질 변화)을 확인합니다.
- 뇌 SPECT/PET : 뇌의 혈류 감소 패턴을 확인하여 혈관성 치매를 감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혈액 검사 : 갑상선 기능, 비타민 B12 결핍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을 감별합니다.
- 심장 검사 : 혈관성 치매는 심장 리듬 이상(심방세동)으로 인한 혈전 생성이 원인일 수 있어 심전도, 홀터 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두 치매의 치료 접근 차이]
두 치매는 원인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치료 접근 방식도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 알츠하이머 치매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때문에 뇌신경세포가 죽어가는 퇴행성 질환입니다. 완치는 어렵지만, 남아있는 신경세포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증상 악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치료의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 치료를 위해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를 사용하는데, 이는 기억력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뇌 속에서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NMDA 수용체 길항제라는 약물은 중증도 이상의 환자에게 사용되며, 이는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막아 세포 손상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의 원인인 비정상적인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약물이 일부 국가에서 승인되어 활용이 논의되고 있는 단계라고 합니다.
- 추가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회상 훈련이나, 퍼즐, 미술, 음악 등 환경 자극 요법을 병행하여 뇌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비약물 치료도 병행됩니다. 이는 남아있는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환자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답니다.
- 혈관성 치매 치료 :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으로 인해 뇌 조직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더 이상의 혈관 손상을 막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 혈관성 치매 환자는 뇌졸중이 재발할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한 약물 복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혈전(피떡)이 혈관을 막는 것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같은 항혈소판제를 꾸준히 복용합니다. 만약 심장에도 문제가 있다면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이 세 가지 기저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혈관성 치매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세 가지 수치는 반드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 고혈압 기본 가이드: 수치 기준·단계·합병증 / 당뇨 초기증상: 갈증·다뇨·피로의 의미 /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LDL·중성지방 관리 세 가지 콘텐츠를 꼭 한 번 읽어보고 혈관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 추가로 마비, 보행장애, 언어장애가 동반되기 때문에 보행 훈련이나 언어 치료 같은 꾸준한 재활을 병행하는 것도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혈관성 치매는 혈관 위험 요인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재발을 막느냐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진답니다.
알츠하이머 vs 혈관성 치매 비교표
위에 알려드린 내용을 비교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아래 표로 작성해드렸으니,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구분 | 알츠하이머 치매 | 혈관성 치매 |
| 발병 방식 | 서서히, 점진적으로 진행됩니다. | 갑작스럽게 또는 계단식으로 진행됩니다. |
| 주 증상 | 기억력 저하가 가장 먼저 나타납니다. | 주의력·실행 기능 저하, 보행 문제가 먼저 나타납니다. |
| 신체 증상 | 초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 반신마비, 말 어눌함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됩니다. |
| 원인 | 베타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 침착 | 뇌졸중·뇌 혈관 손상 |
| MRI 소견 | 해마라는 기억 중추 부위의 위축 | 다발성 뇌경색, 백질(뇌 신경섬유) 변화 |
| 치료 목표 | 뇌세포의 퇴행을 지연시키는 것입니다. | 혈관 위험 요인 관리와 뇌졸중 재발 예방입니다. |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치매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단순 건망증’과 ‘치매로 인한 인지 저하’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음의 증상들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면, 반드시 신경과나 노인정신과에서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기억력 저하가 반복적이고 일상에 영향을 줄 때 (알츠하이머 의심)
- 최근에 일어난 일을 반복해서 잊어버리거나,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하는 현상이 잦아집니다. 약속 시간이나 중요한 대화 내용을 완전히 잊어버리는 등 기억력 문제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시작합니다.
- 물건 관리 능력 상실 (판단력/실행 기능 저하)
- 물건을 원래 두어야 할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 두고 찾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냉장고에 리모컨을 두는 등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장소에 두는 특징을 보입니다.
- 보행 불안정, 언어 장애 등 신체 증상 동반 (혈관성 치매 의심)
- 기억력 저하보다 걷기, 말하기, 균형 잡기 능력의 저하가 먼저 나타납니다. 걸음걸이가 갑자기 불안정해져 자주 넘어지거나, 대화 중 말이 어눌해지고 단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상(명칭 실어증)이 나타납니다.
- 뇌졸중 병력 후 인지 기능 급격 저하 (혈관성 치매 위험)
- 이미 뇌졸중을 앓은 병력이 있는 상태에서 인지 기능이 갑자기 또는 나빠졌다가 유지되기를 반복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 성격 변화나 우울감이 심화될 때 (전두엽 기능/감정 조절 문제)
- 환자의 성격이 평소와 다르게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반대로 극심한 우울감, 무관심, 의욕 저하가 심화됩니다. 단순한 노인 우울증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결론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는 같아 보이지만 원인, 진단, 치료 전략이 완전히 다른 질환입니다. 알츠하이머는 서서히, 기억력 중심으로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고, 혈관성 치매는 갑작스러움, 보행 문제, 혈관 손상이 중심이 되는 질환입니다.
두 유형의 구별은 치료 방향과 예후를 결정하므로, 증상 변화가 보일 때 조기 감별과 전문의의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