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불안하고 초조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계속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이 든다면, 이는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라 신경계가 과민해진 상태인 ‘불안 장애’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불안장애는 걱정이나 불안감이 과도하게 지속되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아주 흔한 정신 건강 질환입니다.
불안감과 불안장애의 큰 차이는 바로 ‘신체 증상과 인지적 오류, 그리고 회피 행동’이 나타나는 것에 있습니다. 특히 불안장애로 인한 신체 반응은 실제 심장병이나 폐질환과 매우 유사하여, 많은 분들이 “심장에 문제 있는 거 아냐?”, “폐가 안 좋은가?”하고 병원을 찾기도 합니다. ‘혹시 나도 불안 장애…?’라는 걱정이 든다면 우울·불안 신호: 자가체크 & 도움 받는 법을 통해 스스로 체크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럼, 오늘은 불안장애의 대표적인 신체 증상과, 치료 효과가 가장 높은 ‘인지행동치료(CBT)’의 핵심 원리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불안장애의 신체 증상: 왜 몸이 반응할까요?
불안 장애가 생기면 공포,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가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위험 상황에 대비하는 자율신경계(교감신경)가 과도하게 반응하며 다양한 신체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 지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심장 및 호흡 관련 증상]
- 가슴이 불규칙하게 두근거리거나, 심장 박동이 평소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심계항진 증상이 있습니다. 추가로 가슴에 압박감과 답답함이 지속되는 흉통이 느껴져 심장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실제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죠. 간혹 숨이 막히거나 공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과호흡이 와서 손발이 저리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소화기 증상]
- 교감신경이 위장의 운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메스꺼운 불편한 증상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장 운동이 불규칙해지면서 복통이나 묽은 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근육 및 신경계 증상]
-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손발 떨림이나 근육 긴장이 증가합니다. 또한 호흡 변화나 일시적인 혈압 변동으로 어지러움을 자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긴장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근육의 피로도가 높아져 전신에 힘이 빠지고, 무기력함을 느끼게 됩니다.
[전신 증상]
- 갑자기 식은 땀이 나거나, 손바닥에 땀이 고이는 증상이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열이 오르는 듯한 느낌이 나타나지만, 역시 금방 사라집니다. 긴장상태로 인해 몸이 계속 경직되어 있는 느낌이 들고 잠을 자도 몸이 개운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불안장애 신체 증상과 실제 질환의 차이는?
불안 장애의 특징은 마치 심장이나 폐, 소화기관 등에 질환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는데, 신체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심장이 빨리 뛰는 심계항진을 느껴도 심장 검사는 정상으로 나오거나, 숨 막힘이나 과호흡이 반복되는 데도 폐 기능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옵니다. 또한 메스꺼움이나 복통을 느껴 소화기 검사를 받아도 별 다른 이상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신체 증상과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때, 불안 장애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불안장애 치료의 핵심: 인지행동치료(CBT)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복용하는 약물치료도 효과적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회복을 돕는 치료는 ‘인지행동치료(CBT)’입니다. CBT는 수십년간의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1차 치료법입니다. CBT는 [생각 → 감정 → 신체 → 행동]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생각이 결국 부정적인 행동을 만든다고 보고, 이 악순환을 끊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숨 쉬기가 답답한데, 혹시 큰 병 걸린거 아니야?”라는 비현실적이고 과도한 [생각]이 불안한 [감정]을 증폭 시킵니다. 이로 인해 심박수가 더 빨라지는 [신체]증상이 나타납니다. 결국 불안감이 가중되어 평범하게 여겨졌던 일상도 불안한 상황으로 받아 들여져 피하게 되고, 병원에서 이상이 없다고 해도 반복적으로 약물이나 병원을 찾는 등의 [행동]이 나옵니다. CBT는 이 악순환의 고리 중 왜곡된 생각과 회피 행동을 교정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CBT의 주요 구성 요소
CBT의 주요 구성 요소는 [인지 재구성], [노출 치료], [호흡 및 이완 훈련], [행동 활성화] 총 네 가지로 구성됩니다. 각 요소별로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인지 재구성]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심장병 때문이다.’같은 왜곡된 생각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불안한 반응에 지나치지 않는다’로 현실적인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바꿔줍니다. 다음, [노출 치료]는 회피 행동을 줄이고,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에 점진적으로 마주하며 적응해 나가는 훈련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려 혼잡한 지하철을 타는 것이 두렵다면 처음에는 역 입구까지만 갔다가, 점차 탑승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불안을 극복하는 방식입니다.
이어서 [호흡 및 이완 훈련]은 불안 장애에 가장 효과적인 신체 기반 훈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과호흡을 막고 부교감 신경을 안정시켜 신체 반응을 진정시키기 위해 복식호흡 훈련을 하고, 어깨, 목, 얼굴 등 긴장된 근육을 단계적으로 이완 시켜서 신체 반응을 완화합니다. 그리고 [행동 활성화]는 우울과 불안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활동량을 늘리는 전략으로 보시면 됩니다. 가벼운 산책, 규칙적인 생활, 사회적인 교류를 회복시키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이런 생활습관 변화가 불안과 기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수면·운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가 의심되는 경고 신호
지속적인 불안감이 계속 된다면, 이를 단순히 스트레스나 예민함 등으로 넘겨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일상 기능을 방해하는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고 신호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신경계가 과민해진 상태이므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전문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불안이나 초조함이 2주 이상 지속됩니다.
- 일상적인 걱정을 넘어, 특정한 이유 없이 혹은 아주 사소한 일에도 과도한 불안감이나 긴장 상태가 거의 매일, 2주 이상 지속됩니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쉬는 중에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고, 안절부절못하는 초조함이 동반됩니다. 예를 들어 하루 일정이 모두 끝나고 TV를 보는 데도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해서 내용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합니다.
- 이유 없이 두근거림이나 숨 막힘이 반복됩니다.
- 심장이 빨리 뛰거나 호흡곤란 증상이 갑자기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편도체가 오작동 하여 몸을 응급상태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운전 중이나 회의 중에 갑자기 심장이 터질 것 처럼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서 이대로 죽는 건 아닌지 하는 공황 발작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정맥: 두근거림·어지럼, 위험 신호 같은 정보를 참고해 불안 장애와 부정맥으로 인한 두근거림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외출, 대중교통, 사람 많은 곳을 회피하기 시작합니다.
-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이나 장소를 회피하려는 행동은 불안 장애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는 불안을 겪는 상황에 다시 노출될까 봐 두려워 스스로 일상적인 활동에 제동을 거는 것입니다. 특히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 중에 공황 발작을 일으켰던 사람은 이후 택시만 고집하게 된다거나, 마트나 식당 등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피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 병원 검진에서는 정상인데 신체 증상은 계속됩니다.
- 가슴이 아파서 심장 내과를 가거나, 속이 불편해서 소화기 내과 검사를 받아도 이상이 없다는 진단만 나옵니다. 하지만 환자는 여전히 신체적인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위내시경이나 장내시경을 받아서 이상이 없는데도 속이 메스껍고 소화가 되지 않거나, 심전도 검사는 정상인데 두근거림이 매일 저녁 반복되는 등, 신체 증상과 검사 결과가 불일치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 집중력 저하로 일상 기능이 떨어지고 수면 문제가 동반됩니다.
- 과도한 불안과 걱정은 뇌의 사고 기능을 방해하여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하고 상황 판단하는 것을 어려워지게 만듭니다. 또한 밤새 불안감에 시달리느라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수면 문제도 동반됩니다. 업무중 실수가 잦아지거나 단순한 보고서 작성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잠들기 전에 내일 걱정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밤을 새우는 등 일상에 각종 어려움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결론
불안 장애는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현상으로, 의학적인 진료가 꼭 필요한 정신 건강 질환입니다. 신체 증상은 실제 질환과 유사하게 나타나지만 검사에서 이상이 없고, 이런 증상이 계속 반복되면 불안 장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의 핵심은 인지행동치료(CBT)이며,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회복 속도와 재발 예방 효과가 크게 향상됩니다.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만큼 높은 불안감은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신체가 주는 경고 신호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고, 올바른 치료 방향을 찾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