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슬픔이 아닌,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우울감’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감정을 뜻하는 ‘우울감’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분이 전환될 수 있지만, ‘우울증’은 단순하게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넘어, 뇌의 신경전달물질 변화로 인해 감정, 생각, 신체 기능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울증은 ‘의학적 질환’으로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따라서 우울증을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만성이되거나 재발율이 높아지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우울증의 주요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고, 의학적으로 권장되고 있는 우울증 치료법에 대해서 알기 쉽게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울증의 주요 증상 (2주 이상 지속 시 의심)
우울증은 단순히 슬픈 감정만으로는 진단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 될 때, 우울증을 의심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 지속적인 우울감
하루 대부분의 기분이 가라 앉아 있고, “무기력하다”, “슬프다”는 느낌이 반복됩니다. 친구와의 만남, 좋아하는 취미 활동 등과 같은 즐거운 자극에도 전혀 기분이 회복되지 않는 특징을 보입니다. 특히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가장 우울감이 심할 수 있습니다.
2. 흥미 및 의욕 감소
과거에 즐거움을 주었던 취미 활동, 인간관계, 운동, 심지어 좋아하는 음식에도 더 이상 흥미나 기쁨을 느끼지 못합니다. 일상적인 행동을 시작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무기력함이 지속됩니다. 이는 우울증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증상 중 하나입니다.
3. 수면 변화 (불면증 또는 과수면)
수면 패턴에 명확한 문제가 나타납니다. 잠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잠든 후 새벽에 자주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려운 증상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와 반대로 평소보다 훨씬 많이 자도 몸이 개운하지 않은 과다 수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만,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수면무호흡증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어, 필요하다면 수면무호흡증: 코골이와 주간졸림 경고 신호도 함께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4. 식욕 및 체중 변화
식욕이 극도로 줄어들어 음식을 거부하거나, 반대로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과도하게 먹는 폭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1개월 내에 평소 체중의 5% 이상이 갑자기 줄거나 느는 등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가 나타납니다.
5. 피로감 및 무기력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온 종일 몸이 무거워 에너지가 바닥을 쳤다고 느낍니다. 단순한 과로로 인한 피로와는 다르게 활동량이 많지 않아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듯한 무기력을 느낍니다.
6. 집중력 저하
업무나 공부의 능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느려져서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어집니다. 평소에는 쉽게 하던 복잡한 사고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기억력 감퇴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는 우울증으로 인해 뇌의 신경 활동이 둔화되었음을 보여줍니다.
7. 과도한 죄책감 및 자책
사소한 일이나, 자신과 무관한 일에 대해서도 ‘모두 내 잘못이다’라고 느끼며 스스로를 비난합니다. 자기 존재 가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반복적으로 자신을 자책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8. 초조 또는 정신운동 지연
불안감 때문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손발을 만지작거리거나 안절부절못하는 초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행동과 말이 눈에 띄게 느려지고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정신운동 지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9.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
‘사는 게 의미없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반복되거나, 죽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즉시 전문의나 전문상담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위험 요인
우울증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데,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 유전적 요인 : 우울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 등을 조절하는 문제와 관련되어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중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발병 위험이 약 2~3배 증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울증에 취약한 특정 유전자로 인해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뇌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데 더 취약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스트레스 사건 : 일상생활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큰 심리적 충격이나 상실을 경험했을 때 우울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뇌는 이 충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잃기 쉽습니다. 특히 가족과의 심각한 갈등 및 사별, 직장에서의 해고나 강한 업무 압박, 경제적 파탄 상황 등이 위험한 스트레스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신체 질환 : 신체적인 질병이나 만성 통증은 우울증을 유발하는 강력한 요인입니다. 몸의 통증이나 염증 자체가 뇌의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질병으로 인한 무력감은 심리적으로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갑상선 기능 저하증(해당 질환은 갑상선 기능저하증: 피로·부종·추위를 탄다면을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처럼 호르몬에 이상이 있거나, 만성적인 통증질환, 뇌졸중이나 파킨슨병처럼 뇌에 직접적인 손상이 있는 질환은 우울증을 동반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 알콜 및 약물 남용 : 알코올이나 특정 약물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우울 증상을 유발하거나 기존의 우울증을 더 악화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과도한 음주는 일시적으로는 기분을 좋게 하지만, 이후에 뇌의 세로토닌 수치를 급격히 떨어뜨려 더 깊은 우울감에 빠지게 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자꾸 알코올에 의존하려는 성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권장되는 우울증 치료 접근법
우울증은 의지만으로는 이겨내기 어려운 병입니다. 의학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랍니다. 다음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의학적으로 권장되는 대표적인 3가지 치료법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약물치료 (항우울제)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뇌의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약물 복용 후 2~4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므로, 의사의 지도 하에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우울증 치료 약물은 중독성이 없습니다. 약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정신치료 (상담 치료, 인지행동치료)
정신 치료는 약물 치료와 함께 시행할 때 치료 효과가 더욱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인지행동치료(CBT)’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 패턴을 찾아 교정하고, 스트레스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강화하여 우울증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3. 생활습관 및 환경 조절
먼저 [규칙적인 수면]이 중요합니다. 불규칙한 수면은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꾸준한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일주일에 3회, 30분 정도의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만으로도 도파민과 세로토닌 증가 효과가 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햇빛 노출]도 매우 중요한데, 비타민 D 부족과 우울 증상은 상관관계가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햇빛을 충분히 쬐어 생체리듬과 비타민 D 수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은 [사회적 교류]입니다. 외부 자극과 타인과의 대화는 우울증 완화에 큰 도움을 줍니다. 가까이에서 본인을 가장 생각해주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마저 완전히 단절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의 경고 신호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면, 이는 초기 우울증을 넘어 심각한 경고 신호라 할 수 있으므로 지체없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 ‘사는 게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반복됩니다.
- 출근, 식사, 집안일 같은 일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 수면 문제로 인해 낮 동안의 기능이 완전히 무너집니다.
- 체중 변화가 심하고 감정 조절이 어렵습니다.
-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요즘 너무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자가 점검에 도움이 되는 우울·불안 신호: 자가체크 & 도움 받는 법을 참고해서, 본인이 느끼는 감정의 패턴을 정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결론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감기처럼 흔한 질환이기 때문에 정확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회복 가능합니다. 지속적인 기분 저하, 무기력감과 흥미 감소, 수면패턴과 식욕 변화, 일상 기능 저하 이렇게 네 가지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우울증은 숨기거나 혼자 이겨내려 할수록 증상이 만성화되고 재발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지금 당신이 느끼는 심적인 어려움이나 감정 변화는, “이제는 도움을 요청해야 할 때”라는 몸과 마음의 중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임을 기억하고, 용기를 내어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드리시기 바랍니다. 회복은 반드시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