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유입되는 유해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풀 가동하고 있는 면역 체계가 갑자기 우리 몸을 공격할 수도 있을까요? 정답은 Yes 입니다. 이렇게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자신의 몸을 외부 침입자로 오인하여 공격할 때 생기는 질환을 “전신홍반루푸스(SLE)”라고 합니다. 이 질환은 피부와 관절 뿐만아니라 신장, 폐, 심장 같은 주요 장기와 신경계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발현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루푸스를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루푸스가 장기 손상까지 진행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전신홍반루푸스는 어떤 증상이 있고 어떻게 진단이 되는지 또한 진단 이후 관리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신홍반루푸스란 무엇인가요?
전신홍반루푸스는 면역 체계가 오작동하여 자신의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주로 20~40대 젊은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피부, 관절, 신장 등 전신을 침범할 수 있습니다.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질환의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잘 받고 꾸준히 잘 관리하면 심각한 장기 손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 초반에 증상을 잘 캐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루푸스에는 어떤 주요 증상들이 있는지 계속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전신홍반루푸스의 대표 증상
루푸스는 하나의 증상만 나타나기 보다는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많다고 합니다. 루푸스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신증상 (감기나 피로로 오인하기 쉬워요)
특별한 이유 없이 피로가 6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피로가 나타납니다. 이때의 피로감은 충분히 쉬어도 회복이 되지 않으며 심한 피로감으로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받기도 합니다. 37℃대의 미열이 올랐다 가라앉았다 반복되며 식욕 감소, 체중 감소, 무기력감 등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전신 증상들은 감기나 빈혈과 헷갈리기 쉬워서 놓치기 쉽습니다.
2. 피부 증상 (루푸스를 의심하는 결정적인 힌트)
피부로 나타나는 증상은 루푸스를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먼저 [나비 모양 발진]입니다. 루푸스를 의심하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코를 중심으로 양쪽 뺨에 걸쳐 붉은 나비 모양의 발진이 나타납니다. 가렵지는 않지만 햇빛에 노출되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야외 활동 후 유독 코와 양 볼만 붉게 달아오르고,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열감이 느껴진다면 충분히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두번째는 [원반형 발진]입니다. 각질이 두껍게 쌓이면서 동그란 형태로 올라오는 만성 발진입니다. 주로 두피, 얼굴, 목 등 햇빛이 노출된 부위에 생깁니다. 이때 빨리 치료 받지 않으면 영구적인 흉터가 될 수 있고, 두피에 생겼다면 탈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 증상은 [광과민성]입니다. 앞서 말한 증상도 햇빛과 관련이 있었는데, 역시 햇빛(자외선)에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햇빛 노출 후 피부가 쉽게 달아오르거나 따끔거리고 심한 발진이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3. 관절 증상 (루푸스 환자의 가장 흔한 증상)
전신홍반루푸스 환자의 90% 이상이 관절통을 경험합니다. 주로 손가락 마디, 손목, 무릎 관절 등 여러 관절에 통증이 생기며 관절이 붓고 열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고 일어난 후 관절이 뻣뻣해져 잘 움직여 지지 않는 강직 증상도 동반된다고 합니다. 이 때 느끼는 증상을 류마티스 관절염과 혼동할 수 있는데 관절이 붓는 증상은 류마티스와 비슷하더라도 루푸스로 인한 관절염은 관절 자체가 영구적으로 파괴되지는 않습니다.
4. 신장 침범 (루푸스 신염: 가장 위험한 합병증)
루푸스가 신장을 공격해서 발생하는 루푸스 신염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합병증입니다. 신장이 단백질을 걸러내지 못해 단백뇨가 나타나는데 거품뇨도 동반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단백질 유출은 결국 혈액의 삼투압 균형이 깨진 것으로 이로 인하여 발목, 다리, 심지어 얼굴까지 심한 부종이 생깁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니 체내 수분이 저류되며 혈액 속 수분량이 증가함에 따라 혈압도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이미 신장 기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장 기능 저하 초기 신호: 부종·거품뇨 같은 정보를 함께 참고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추가로 루푸스 신염과 관련된 만성 신부전: 초기 증상과 진행 단계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5. 혈액 및 면역 이상 (눈에 보이지 않는 활동성)
혈액 검사를 통해 루푸스의 활동성 정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적혈구 감소,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등의 이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수치 감소는 면역 체계가 혈액 세포를 공격하거나 골수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혈전(피떡)을 생성하는 항인지질항체가 증가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반복적인 유산이 생기거나, 피부에 혈관이 막혀 붉은 그물 모양의 반점이 나타나기도 한답니다.
6. 기타 장기 침범 (전신적인 문제)
루푸스는 복합적으로 여러 장기를 동시에 침범할 수 있습니다. 폐나 심장을 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겨 숨을 깊게 들이마시거나 기침할 때 가슴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신경계로도 침범하게 되면, 심한 두통과 경련, 기억력 저하와 집중력 저하 문제도 나타납니다.
전신홍반루푸스의 진단 기준
루푸스는 환자의 증상과 신체, 혈액, 면역 검사 결과를 모두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루푸스를 진단하기 위해 진행하는 검사들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자가 항체 검사 (가장 중요한 핵심 검사)
자가 항체는 면역 체계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낸 물질로 항-dsDNA 항체와 항-Sm 항체로 불리는데, 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지를 검사하는 것이 루푸스를 진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를 확인하려면 ANA검사를 시행하는데 루푸스 환자의 95% 이상이 양성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양성으로 나왔다고 해서 루푸스로 100%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2. 혈액 검사 (루푸스 활동성 추적)
혈액 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가 올라갔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빈혈(적혈구 감소),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등이 있는 지도 보는데, 이중에 하나라도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나타나면 루푸스의 활동성이 높다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 수치들은 질환의 활동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혈액검사에 대한 기본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면, CBC(혈액검사) ‘헤모글로빈·헤마토크릿’ 읽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소변 검사 (루푸스 신염 감별)
소변 검사는 루푸스 신염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필수 검사입니다. 신장의 사구체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단백뇨 증상(거품뇨 동반)과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증상이 있으며 소변의 침전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요침사 검사를 통해 신장 세포나 적혈구 원주가 있다면 루푸스 신염으로 신장의 염증이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신호입니다.
4. 피부 및 신장 조직검사 (손상 정도의 확진)
위에 알려드린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때, 조직검사를 시행합니다. 가는 바늘을 이용해 신장조직의 아주 작은 일부를 떼어내 현미경으로 검사합니다. 이 때 신장조직에서 보이는 손상 정도와 염증 패턴을 파악하여 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제 같은 치료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또한 피부 발진 증상자의 경우에는 피부 조직검사를 통해 루푸스 특유의 염증패턴이나 면역 복합체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진단 후 관리
앞서 루푸스의 증상과, 진단 방법에 대해 설명해드렸는데, 루푸스 진단 후에는 다음과 같은 관리에 신경 써주셔야 합니다.
먼저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염증 반응을 조절합니다. 또한 자외선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햇빛 차단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규칙적인 혈액 검사, 소변 검사로 신장 상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루푸스 신염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려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여러 감염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과 예방에 신경써야 한답니다.
루푸스는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잘 받으면 장기손상과 같은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해 나갈 수 있습니다.
결론
요약하자면, 전신홍반루푸스는 면역 체계의 오류로 전신 장기를 공격하는 복합적인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염증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서 신장,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합니다. 나비 모양 피부 발진, 관절통 및 아침 강직, 만성 피로와 미열, 단백뇨(거품뇨) 소변 이상, 자가 항체 양성반응 등이 종합적으로 나타난다면 충분히 루푸스를 의심해야 합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면역 억제제 등을 처방 받아 만성 신부전증을 예방할 수 있고,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통해 염증을 안정 시키면 만성 피로나 관절통 같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빨리 알아차리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루푸스와 오래, 안전하게 공존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