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질환은 뇌로 가는 혈액의 흐름이 막히거나(허혈성) 혈관이 터지면서(출혈성)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말합니다. 그 중 일과성 허혈발작(이하 TIA)이라 하는 이 증상은, 뇌졸중이 오기 전 짧고 일시적인 경고 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잘 캐치해야 위험한 상황에 미리 대비할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은 TIA를 단순한 피로감이나 어지럼증으로 생각해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넘기기 일쑤인데요. 사실상, ‘작은 뇌졸중’이라고 불릴 만큼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합니다.
오늘 글에서는 일과성 허혈발작(TIA)의 원인과 증상, 진단 방법과 예방 원칙을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리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뇌혈관 질환과 TIA의 관계
1. 뇌혈관 질환의 개요
뇌혈관 질환은 크게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질환(=뇌경색, TIA)과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질환(=뇌출혈)으로 나뉘는데, 오늘 우리가 알아볼 TIA가 허혈성 질환에 속한답니다. 그렇다면 같은 허혈성 질환인 TIA와 뇌경색의 차이는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 TIA :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다시 열리면서,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실상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향후 뇌졸중, 뇌경색이 발병할 위험이 높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 뇌경색(=뇌졸중) : 혈관이 막힌 상태가 지속되어 뇌 조직이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장애가 남을 수 있다고 합니다. 뇌졸중 후유증을 최소화 하려면 증상 발생 후 신속한 치료가 중요한데, 이 골든타임은 대략 4시간 30분 이내입니다. 뇌졸중 증상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뇌졸중 FAST 체크 기준을 미리 익혀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TIA의 위험성
TIA는 뇌 조직이 잠깐 동안 산소 부족을 겪지만 뇌경색처럼 영구적인 손상은 발생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TIA 증상을 겪은 사람 3명 중 1명은 향후 1년 안에 뇌졸중으로 발전된다고 합니다. 빠르면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도 발병할 수 있다고 하니 증상이 해소되었다고 절대 안심하면 안됩니다.
일과성 허혈발작(TIA)의 주요 원인
TIA는 위에서도 알려드렸듯이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히거나 좁아지는 현상 때문에 발생하는데 대체 어떤 요인들이 이런 결과를 부르는 것인지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서 (죽상동맥경화증) : 우리 혈관은 원래 깨끗하고 탄력이 있어 뻥 뚫린 고속도로와 같아야 합니다. 그런데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쌓이면 지방 덩어리 같은 플라크가 생깁니다. 이 덩어리(플라크)가 점점 쌓이고 커져 혈관 통로를 막게 되면, 뇌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지면서 TIA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랍니다.
- 심장에서 피떡이 날아와서 (심장성 색전증) : 심장은 피를 온몸으로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는데 피가 뭉쳐서 생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관 속을 돌아다니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피떡이 뇌혈관으로 이동하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혈전(피떡)은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으로 인해 심장이 불규칙으로 뛰면 심장 안에서 정체 되어 있던 혈액으로 인해 생성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완전히 뇌혈관을 막아버리면 뇌경색이 되는 것입니다.
- 혈압·혈당 조절 실패 : 고혈압이나 당뇨병은 우리 혈관을 서서히 망가뜨리는 흔하지만 아주 위험한 질환입니다. 고혈압의 경우 혈관 벽이 지속적으로 강한 압력을 받게 되어 딱딱해지고 손상되는데 이렇게 손상된 혈관에는 콜레스테롤이 더 잘 쌓인다고 합니다. 당뇨병의 경우도 혈액이 끈적해지기 때문에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 혈관을 손상시키고 각종 염증을 일으켜 혈관을 좁게 만들죠.
- 생활 습관 : 흡연으로 몸 속에 들어온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 시키고 혈압을 높인다고 합니다. 혈전이나 혈관 내 염증을 만들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죠. 복부 비만도 역시 위험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를 유발하고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도 높아지면 혈관의 기능은 점점 저하되고 TIA의 위험도 높아지죠. 증상을 막으려면 고위험군의 혈압·혈당·지질 관리 루틴 같은 수치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TIA의 증상 : 단 몇 분간의 경고
TIA 증상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대부분 5-30분 이내에 사라진다고 합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TIA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1. 한쪽 마비 및 감각 이상
TIA는 뇌의 특정 부위에 피가 모자라기 때문에, 증상도 몸의 한쪽에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갑자기 얼굴 한쪽, 팔 또는 다리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들고 있던 컵을 갑자기 놓치거나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을 뻔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거울을 봤을 때 입꼬리가 한쪽으로 처지거나, 침이 새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고 남들이 보기에도 입이 비뚤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2. 시야 변화
시야 변화는 TIA 환자들이 겪는 매우 중요한 경고 증상 중 하나로, 갑자기 한 쪽 눈의 시야가 순간적으로 흐릿해지거나 아예 암흑처럼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실제 환자들은 종종 “눈 앞에 검은 커튼이 내려오는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한답니다. 특이한 점은 역시 양쪽 눈이 아니라 한쪽 눈에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짧게는 몇 초, 몇 분 정도 지속되다가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3. 언어 장애
발음이 새거나 혀가 꼬이는 것처럼 말이 어눌해집니다.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발음이 부정확해져서 본인이 원하는 말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말을 하려 해도 적절한 단어가 전혀 떠오르지 않거나, 혹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 중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4. 균형 감각 상실
갑자기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몸의 균형을 잡기 힘들어 집니다. 술에 취한 사람처럼 똑바로 걷기 어렵고 비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단순히 핑 도는 어지럼증을 넘어 쓰러질 듯이 심한 느낌이 동반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위에 알려 드린 4가지 증상들은 잠시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과로했나?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단 몇 분이라도 나타났다면 뇌졸중이 임박했다는 아주 무서운 경고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진단 방법
TIA가 의심되면 뇌졸중(=뇌경색)으로 진행되기 전에 무엇 때문에 증상이 발생 했는지 원인을 빠르게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다음은 TIA 진단에 사용되는 여러 검사 방법들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신경학적 평가 :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을 자세히 듣고 신경학적 검사를 진행합니다. 이 검사를 통해 마비, 언어 장애, 시야 이상 등 신경 기능의 중증도를 평가하고 NIHSS 점수로 나타냅니다. 이를 통해 TIA 증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그리고 뇌졸중으로 진행될 위험이 얼마나 높은 지를 보죠. 점수가 높을수록 뇌졸중 발생 위험이 크다고 판단합니다.
- 뇌 MRI : TIA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영상 검사입니다. 일반 CT 검사보다 훨씬 더 자세하게 뇌 조직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특히 TIA가 있었던 환자의 뇌에서 아주 작고 미세한 뇌 조직 손상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데 사용됩니다. 증상은 사라졌더라도, 이 검사에서 손상 흔적이 발견되면 잠재적인 뇌졸중 위험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치료를 강화하게 됩니다.
- 경동맥 초음파 : 목 양쪽에 있는 경동맥은 뇌로 올라가는 주요 혈관입니다. TIA의 흔한 원인 중 하나가 경동맥에 쌓인 콜레스테롤 덩어리(플라크)인데, 초음파 탐촉자를 대고 비침습적으로 혈관 내부를 관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경동맥이 플라크 때문에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 등을 평가하고 많이 좁아져 있으면 시술이나 수술도 고려된다고 합니다.
- CT 혈관조영술(CTA) : 조영제를 사용하여 혈관 상태를 입체적으로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뇌혈관의 어느 부위가 막혔거나 좁아졌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TIA를 일으킨 폐색 부위나 협착 정도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동맥류 같은 다른 혈관 이상 유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심장 관련 검사 : 뇌혈관 질환의 약 20%는 심장에서 생긴 피떡(혈전)이 날아와서 발생합니다. TIA의 원인이 심장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심전도(ECG) 검사나 심장 초음파 검사가 병행되기도 합니다. 혹시 심전도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으면 (심전도(ECG) 검사, 병원에서 뭘 보나) 이 글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법
TIA 후 재발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입니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뇌혈관 질환 위험의 50% 이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떤 관리법이 있는지 아래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혈압·혈당·지질 철저히 관리
혈압 130mmHg 이하,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을 100mg/dL 이하, 공복혈당은 100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수치들을 목표 범위 내로 유지하는 것만이 혈관 건강을 지키고 더 나아가 뇌질환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개선이 필요할 수 밖에 없겠죠.
2. 항혈소판제·항응고제 치료
TIA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재발 방지와 치료를 위해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를 씁니다.
- 항혈소판제 : 항혈소판제는 혈관 내 콜레스테롤 플라크가 파열될 때 혈소판이 급격하게 모여 피떡(혈전)을 만드는 것을 막아,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합니다. 아스피린이 가장 널리 사용되며, 소량을 매일 복용하여 예방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클로피도그렐은 아스피린만으로는 효과가 부족하거나 아스피린에 내성이 있는 경우, 또는 아스피린과 병용하여 더 강력한 효과를 낼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잇몸 출혈, 코피, 쉽게 멍이 드는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 항응고제 : 항응고제는 혈액응고 인자들의 작용을 방해하여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습니다. 심방세동처럼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서 심장 내 혈전이 잘 생기는 환자에게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와파린은 가장 오래된 항응고제로, 혈액 응고에 필수적인 비타민 K의 작용을 억제합니다. 따라서 복용 중에는 비타민 K가 많은 녹색 채소 섭취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픽사반, 리바록사반 등은 최근 개발된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로, 와파린보다 복용이 편리하고 음식과의 상호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이 약물들 역시 출혈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특히 수술이나 시술을 앞두고 있다면 의사와 상담 후 복용을 일시 중단해야 합니다.
3. 생활습관 교정
- 금연과 절주는 필수입니다. 담배의 니코틴은 혈전을 생성하는 촉진제나 다름이 없으며, 알코올은 혈압을 높이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을 유발하기 좋죠. 금연이 어렵다면 니코틴 패치나 금연 보조 약물 치료도 고려해보고, 술은 가급적 피하되 마시게 되더라도 남성은 하루 1-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짠 음식,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합니다. 식습관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혈관 내 플라크를 만드는 트랜스지방이 많은 식품보다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연어, 견과류, 올리브유 등을 먹는게 좋습니다.
-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이상, 회당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게 제일 이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받아야 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막혀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증상입니다. 이로 인해 밤새 산소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여 뇌졸중과 부정맥 위험을 크게 높입니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양압기 치료(CPAP)를 받아야 합니다.
-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합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과 혈당을 높이고 혈관에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명상, 취미 활동, 규칙적인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심뇌혈관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일과성 허혈발작(TIA) 후 응급 대처법
우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증상이 호전되어 괜찮아진 것 같더라도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뇌 MRI 및 혈관 검사를 반드시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의료진은 A-B-C-D² 점수 체계로 환자의 단기간 내 뇌졸중 위험을 평가합니다. 나이(60세 이상), 혈압(140/90 이상), 증상 종류, 지속 시간, 당뇨병 유무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며, 총점이 높을수록 위험이 큽니다. A-B-C-D² 점수 체계에 대한 설명은 아래 표에 정리해두었습니다.
| 항목 | 점수 기준 | 부여 점수 |
| A (Age, 나이) | 60세 이상인 경우 | 1점 |
| B (Blood Pressure, 혈압) | 수축기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90mmHg 이상인 경우 | 1점 |
| C (Clinical Features, 증상 종류) | 편측 마비가 있었던 경우 (말만 어눌한 경우보다 위험) 언어 장애만 있었던 경우 (마비는 없는 경우) | 2점 1점 |
| D (Duration, 증상 지속 시간) | 증상이 60분 이상 지속된 경우 증상이 10분 이상 59분 이하로 지속된 경우 | 2점 1점 |
| D (Diabetes, 당뇨병) | 당뇨병 유무 (과거 병력 포함) | 1점 |
결론
일과성 허혈발작(TIA)은 증상이 짧게 지나가더라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되는 치명적인 경고 신호입니다. 증상 발현 후 48시간이 뇌졸중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으니, 병원을 꼭 방문하도록 하고 평소 꾸준한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위협으로부터 건강을 지켜내시길 바라겠습니다!



